우리는 모두 부모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부모의 영향을 받고 자라난 자녀들이다. 부모의 성격, 사람을 대하는
태도, 대화하는 방법, 감정을 표현하는 정도와 방식,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등 많은 부분들이 자녀의 성장과
발달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 많은 사람들이 고백하기를, 부모역할을 배운대로가 아니라 자신이 부모에 의해
길러진 대로 자녀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그렇게도 싫어했던 부모의 행동들을 자녀들에게 똑같이 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기도 한다. 많은 심리적인 문제들도 부모 또는 그들의 원가족과 연결되어 있다. 그만큼
부모와 가족으로부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부모가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오히려 부모는 성인이므로 자녀가
겪고 있는 인생의 과정을 이미 다 겪었고 그들이 가진 문제의 정답을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끊임없이 조언하고 충고하고 지시만 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역할을 비지니스에 비유 해보자. 자녀들이 부모의 고객이라면 그들의 요구는 그야말로 독특하고 다양하며
변화무쌍하다. 매일 만나는 오래된 단골 고객이라도 그들이 성장함에 따라 식사메뉴도 달라져야하고, 케어하는
정도도 달라져야 하고, 나이에 맞게 고객과 대화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특히,연령이나 성격이 다른 여러
명의 고객을 동시에 상대해야 할 경우 자기관리 능력과 시간관리 능력, 문제해결능력에 있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는 멀티테스킹 (multitasking)은 기본이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거의 본능에 가까울 정도로 강력하다. 그러나 부모역할은 절대로 본능만으로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엄청난 인내심과 지구력, 이성적인 판단, 상대의 감정을 읽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며, 그리고 심신의 건강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직업이 부모, 특히 어머니라고
한다. 기회가 될 때마다 Korean-American으로 자라나는 내 자녀에게 요구되는 최선의 부모역할을 배우고,
시대에 맞는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동시에 부모자신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어차피 부모가 되었다면, 부모역할도 프로답게 해보자.

글: 조옥순, 상담 및 상담자 교육학 박사

시카고 한인마음건강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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